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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관기질종양(GIST)과 암진단비 분쟁

category 보상 이야기/질병,상해보험 2018. 9. 12. 15:35

1. 사실 관계

가. 개요

일자

 내용

 해당 기관

2014년 05월 07일

   무배당 뉴원스톱플러스암보험 가입
   (피보험자 환자 본인, 이하 '이 사건 보험')

A생명보험

2017년 12월 29일

   피보험자 심한 복부 통증으로 최초 내원함

※※병원

2018년 01월 05일

   복부 통증이 지속됨에 따라

   위 내시경 시행하였고, 검사 결과 종괴 발견되어 이에 대한 절제술 시행함

2018년 01월 10일

   절제한 검체에 대한 조직검사 결과

   크기 9.5X6.0X5.5cm의 GIST(Gastrointestinal stromal tumor, 위장관기질종양)로 확인되었으며,

   위 내용을 보고받은 전문의는

   '위의 위장간질성 종양, 행동양식 불명(분류번호 : D37.1)'으로 최종 진단함.

나. 주치의 진단서 및 조직검사 결과지

위장관기질종양_GIST_진단서


GIST_위장관기질종양_조직검사


다. 보험금 청구 진행 과정

일자

내용

2018년 01월 22일

   피보험자는 D37.1 위장관기질종양 진단에 따른 보험금을 A생명보험사에 청구하였고,

   A생명보험은 D37.1은 질병분류표 및 약관상 경계성종양에 해당한다는 설명과 함께

   암진단비 가입금액의 10%만을 지급 후 종결함

2018년 01월 25일

   피보험자는 주치의로부터

   "암과 유사한 종양이니 6개월에 한번씩 정기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설명을 들은바 있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재차 암진단비 전액 지급을 A생명보험에 요청하였으나

   부여받은 질병분류코드(D37.5)상 경계성종양이므로

   진단비 가입금액의 10% 지급이 타당하다는 의견만 다시 회신받음

2. 무배당 뉴원스톱플러스암보험 약관
(2014년 05월 07일 가입, 이하 '이 사건 보험 약관')

제3조【"암", "기타피부암" 및 "갑상선암"의 정의 및 진단확정】

① 이 계약에 있어서 "암"이라 함은 제6차 개정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
<별표4>(대상이 되는 악성신생물(암) 분류표(기타피부암 및 갑상선암 제외))에서 정한 질병을 말합니다.
(...)
⑤ "암, "기타피부암" 및 "갑상선암"의 진단확정은 해부병리 또는 임상병리의 전문의사 자격증을 가진 자에 의하여 내려져야 하며,
이 진단은 조직(fixed tissue) 검사, 미세바늘흡인검사(fine needle aspiration) 또는 혈액(hemic system)검사에 대한 현미경 소견을 기초로 하여야 합니다.
그러나 상기에 의한 진단이 가능하지 않을 때에는 피보험자가 "암", "기타피부암" 및 "갑상선암"으로 진단 또는 치료를 받고 있었음을 입증할 만한
문서화된 기록 또는 증거가 있어야 합니다.

제5조【"경계성 종양"의 정의 및 진단 확정】

① 이 계약에서 "경계성 종양"이라 함은 제6차 개정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 중 <별표6>(행동양식 불명 또는 미상의 신생물 분류표)에서 정한 질병을 말합니다.
(...)

<별표4> 대상이 되는 악성신생물(암) 분류표 (기타피부암 및 갑상선암 제외)

(...)
2.. 소화기관의 악성신생물(암) (분류번호 : C15 - C26)
(...)

<별표6> 행동양식 불명 또는 미상의 신생물 분류표

1. 구강 및 소화기관의 행동양식 불명 또는 미상의 신생물 (분류번호 : D37)
(...)

3. 보험사의 주장

피보험자가 주치의로부터 받은 진단은 "위의 위장간질성종양, 행동양식 불명(위장관기질종양, GIST)"이며,
진단서상 분류번호는 D37.1로 분류되어 있는바,
약관상 명백한 경계성 종양으로 진단받은 경우로서 다툼의 여지 없이 경계성 종양에 해당하는 보험금만 지급함이 타당하다.

4. 손해사정 의견

이 사건 피보험자분께서도 단순히 주치의로부터 '암과 비슷한 것이다' 라는 설명을 들었다는 사실만으로
혹시나 하여 저에게 암진단비를 전액 받을 수 있는지 문의를 주시긴 했으나 큰 기대를 하지 않고 계셨습니다.

실제 본 사건과 같이 진단서의 병명 자체가 약관상 경계성 종양에 해당될 경우
보험가입자 및 피보험자는 당연히 경계성 종양에 준하는 보험금을 받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게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보험 약관상 "암"의 진단확정은

① 조직 검사
② 미세바늘흡인검사
③ 혈액 현미경 검사

와 같은 병리학적 검사 소견을 근거로 하여야 한다 명시되어 있습니다.

즉, 환자의 병리학적 검사 결과에 임상적인 증상 등을 종합하여 내린 주치의의 진단은
물론 보험금 지급 여부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근거 자료가 될 수 있으나
이에 못지 않게 병리 전문의의 병리학적 검사 소견 또한 약관상 암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중요 근거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먼저, 본 사건 피보험자분의 병리학적 검사 소견을 살펴보기 이전에
피보험자분께서 진단받은 위장관기질종양(GIST)에 대해 먼저 간략하게 알아 볼 필요가 있습니다.

위장관기질종양(GIST)은 위장관 벽의 근육층에 존재하며 위장관의 운동을 조율하는 cajal 간질세포에서 발생한다 알려져 있습니다.
카잘 간질세포에 존재하는 KIT 단백질의 과도한 발현과 돌연변이 등으로 신생물이 발생하는 것이죠.

신생물 중에서도 그리 흔한 종류는 아니기 때문에
병리학적 소견만으로는 임상적 경과를 예측하거나 진단하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즉, 병리학적으로 악성이더라도 양성의 임상 경과를 보일 수 있으며,
반대로 병리학적으로 양성이더라도 악성의 임상 경과를 보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위장관기질종양은 병리학적 소견만으로 악성과 양성을 진단하기보다는
여러가지 조직학적 예후 인자 중 가장 중요한 인자라 할 수 있는 종양의 크기 및 위치, 유사분열수(mitotic count) 등에 근거하여
임상적인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병리학적 진단 기준을 두고 있는데,

이러한 진단 기준으로서 널리 쓰이는 것 중 하나가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 위장관기질종양의 크기 및 유사분열수에 따라
위험군을 4단계(very low, low, intermeiate, high)로 나누어 제시한 기준입니다.

본 사건 피보험자의 위장관기질종양에 대한 조직 검사 소견을 살펴보면,


발생 부위 : 위(stomach)
종양의 크기 : 9.5 X 6.0 X 5.5cm
유사분열수(mitotic count) : 4/50HPFs

로서, 위 NIH의 기준에 따랐을 때에는 중등도 위험군(intermediate risk)에 속하게 됩니다.

NIH 기준에 따른 중등도 위험군의 위장관기질종양은 신생물 행동양식분류상 악성으로 분류하는 것이 학계 대다수의 의견이므로
피보험자의 위장관기질종양에 대한 조직검사상 소견은 악성으로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위와 같이 피보험자의 위장관기질종양은 조직학적 악성에 해당한다는 내용을 입증할 각종 의학 논문을 첨부하여 주장하였고,
보험사로부터도 해당 내용에 대한 인정은 받게 되었으나 아직 한가지 쟁점이 남아있었습니다.

바로 주치의로부터 진단받은 진단서였죠...

보험사는 비록 조직검사 소견서상 조직학적 악성으로 보여진다 하더라도
이를 확인한 임상병리 전문의가 "경계성 종양"으로 최종 진단을 내리고 그 내용을 증명할 진단서를 교부했으므로
피보험자는 약관상 악성신생물이 아닌 경계성 종양으로 진단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보험사의 주장에 대하여

① 피보험자의 조직검사 소견서 또한
병리전문의가 종양에 대한 조직검사를 통하여 진찰한 결과에 대한 판단을 표시하여
피보험자의 건강상태를 증명하기 위하여 작성한 문서
로서,
비록, 그 명칭이 진단서로 되어 있지 않더라도 진단서의 정의에 부합하며,

② 약관상 인정되는 암의 진단 확정 요소는 (조직검사, 미세바늘흡인검사, 혈액검사를 통한) 병리학적 진단임상학적 진단이 있는데,
약관상 임상학적 진단병리학적 진단이 가능하지 않을때에 활용할 수 있는 보조적 수단임이 명시되어 있는바,
병리학적 진단이 악성으로 나타난 본 사안에서 이를 판독한 임상전문의가 경계성 종양으로 최종 진단 하였다 하여
병리학적 진단 결과를 부정하거나 뒤집을 수는 없음.


위와 같이 반박하며, 이를 입증할 판결례 및 각종 자료들을 첨부하여 제시한 결과


최초 지급되었던 10%의 금액 외에 나머지 진단비 가입금액 전액에 대해서도 모두 지급을 인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본 사건 피보험자분의 경우 사실 처음 일을 맡겨주실때만 하더라도
주치의의 진단 자체가 경계성 종양으로 명확하게 나온 사안이라 보험사의 부지급 주장을 거의 수용하신 상태였기 때문에
예상하시던 것과 다른 결과가 나와 무척이나 기뻐하셨습니다.


이러한 진단비 관련 보험 분쟁은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실무 능력도 물론 중요하지만,

보험사의 주장에 올바른 대처를 하기 위하여 먼저 '왜 이런 분쟁이 발생했는지' 그 원인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도록
해당 질병에 대한 올바른 지식과 이해가 갖춰져야 합니다.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는 단순히 주먹구구식의 문제 해결 방식 밖에는 되지 않으며,
결국은 대부분의 상황을 운에 맡겨 해결해야 하는 지경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보험금 분쟁 발생시에는 혼자 고민하기만 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바탕으로 섣불리 대응하시기 보다는
제대로 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해결해 나가심을 추천드립니다.